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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페인에서 미용실가기

by Señora_R 2019.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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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와서는 처음에 아는 분이 중국 미용실이 아시아인의 두상을 잘 알아서 한국 사람들 머리를 잘 자른다는 말에 중국 미용실을 갔었다. 익히 카페나 인터넷에서 스페인에서 머리 하는 게 한국보다 못하다는 걸 봐왔기 때문에 별기대도 없어서 너무 이상하지만 않으면 됐다 싶었다. 언어가 서툴었기 때문에 항상 사진은 앞, 옆, 뒷모양까지 준비해 다녔는데 늘 그냥 단순한 똑 단발이 되는 건 항상 미스터리였다ㅋㅋ 

어느 순간 포기하는 날 발견했다. 사실 여름엔 너무 더워서 항상 단발로 여름을 보내기 일쑤였다.

오빠도 마찬가지로 늘 아무리 설명해도 여기 남자애들같이 파인애플처럼 옆을 다 밀어버리고 위만 남기는 머리ㅋㅋ

이젠 시원하다고 그 머리를 아주 짧게 고수하지만...

중간에 스페인 미용실도 가기도 했는데 어학원 선생님 추천으로 헤어드레서를 지명해서 갔는데 그 사람은 정말 잘 자르더라. 거의 한국수준. 커트 거의 삼만 원. 가격은 문제가 안 됐는데 그다음부터 그 사람이 없어 다른 사람에게 한 번 자르고는 가지 않게 됐다. 미용실을 처음엔 자주 다니지도 않았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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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국 미용실을 안 가게 된 이유는 앞머리가 홀랑 타버리고 나서부터다. 어느 순간부턴 뭔가 못 알아듣는 척하며 마음대로 잘라버리는 거 같고. 앞머리가 파마기가 없으니 아무리 롤을 해도 볼륨이 안 살아 앞머리 펌을 부탁했는데 약 시간이 오버돼서 앞머리가 흑인처럼 뿌리 쪽만 곱슬곱슬하게 머리에 붙었다. 앞머리 끝부분도 살짝 타서 고데기도 안 되더라.
이후로 앞머리 다시 돌아오기까지 정말 오래 걸림. 재밌는 건 약이 가르마 쪽에도 묻었었는지 머리 정수리 뿌리 볼륨이 아무리 세워도 안 살았었다. 

그후론 앞머리 파마는 꿈도 안 꾸고 집에서 롤과 고데기를 이용한다.
한국에서도 잘 안 하던 걸 여기서 점점 배우기 시작한다, 고데기 잘하는 사람들 부러워ㅠㅠ

한국에 있을 땐 정말 거의 두 달에 한 번씩 미용실 갔는데 말이다. 내가 머리를 잘 못 만지기도 하고 머리숱이 워낙 많아 조금만 시기가 늦으면 금방 삼각김밥스런 머리가 된다. 염색도 하지 않으면 너무 무거운 느낌이고. 잦은 파마와 스트레이트, 염색의 반복이었다. 미용실 다녀오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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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오기 바로 직전에 발견했던 진짜 잘하는 미용실이 동네에 있어서 한국에 갈 때마다 거기에서 머리를 한다.
첫 번째 갔을 땐 중국스런 단발을 다시 다듬어서 펌을 하고 오고, (펌도 오래가고 풀려도 예뻤어서 대만족), 그 땐 미용실 아줌마가 어디서 이렇게 잘랐느냐고 물어봤었음;;  올해 갔을 땐 숱이랑 층이 많아 펌을 못해서(가기 전까지 손 하나도 안 대다가 마지막에 참지 못하고 요즘 자주 가는 미용실에 갔었다) 다듬고 왔다. 아저씨가 못 자른 건 아니지만 다듬으니 확실히 스타일이 더 나더라.



유럽 사람들은 아시아인들 머리형이나 성질을 잘 몰라서 한국처럼 못 자라는 걸까요? 물어보니 끝처리가 다르다고 하시더라
우리나라에서는 컷을 할 때 직모라 끝처리까지 다하는데 유럽은 그렇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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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다 다녀보고 결국 어학원 다녀오는 길에 깔끔해 보이길래 간 동네 미용실을 갔는데 대만족이었다. 당연히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여태 다녀본 중 젤 괜찮고 아저씨도 깔끔하고 꼼꼼하고 실력도 있고. 가격도 괜찮다.

한국에서도 많이 다녀보고 찾는 게 맞는 미용실이니
시간이 걸릴만했다.


염색도 집에서 직접하다가 처음 해봤는데 색도 잘 나오더라.
아직까지 스페인에서 펌을 성공했다는 사람들을 잘 본 적이 없어 펌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시간이 아주 여유 있을 때 한번 맘먹고 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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