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등학교 때(사실은 국민학교 때)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 OMR 채점을 도와드리고 있었는데, 잠깐 둘이 있게 됐을 때 내 주관식을 채점하며 틀린 답을 앞에 두고 이것만 맞으면 올백인데 맞게 해 줄까? 하던 선생님.???
#2
고등학교 때 독일어 시간에 늘 단어 쪽지시험을 봤었다.
난 시험 전에 늘 극도의 긴장상태라 긴장을 풀려고 쪽지에 번호를 미리 쓰며 있었는데 시험 시작도 전에 내게 부정행위하지 말라며 내가 컨닝페이퍼가 있다는 증거도 없으면서 날 혼내던 선생님. 분명 번호를 쓰던 거라고 쪽지까지 보여 드렸는데... 그 날 기분이 안 좋으셨던 듯.
#3
학기 시작 쯤에 늘 자신의 대한 자랑과 석사 과정을 하고 있단 얘기, 경제를 어떻게 배우면 아이들이 쉬워할까 하는 생각에 인터넷에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자료들, 문제풀이들을 올리고 있다며 보여주며 수업 시간을 늘 할애해서 결국은 진도도 다 못 나가고 시험 때는 평소에 중요하다고 했던 게 아무것도 안 나왔다. 본인의 개인 생활이 더 중요했던 선생님
#4
들쑥날쑥한 수준의 우리한테 잘 못하는 친구들까지 끝까지 다 챙겨가며 기본적인 것도 다 설명해서 한 사람도 수학을 포기하지 않게 했던 선생님. 신기한 건 수업시간에 타이트할 것 같은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진도도 잘 빼고 설명할 것도 다 설명해 줬다. 게다가 아이들과 너무 사적이지도 너무 사무적이지도 않도록 적정한 선을 잘 조절하던 선생님.
#5
뭔가 자기의 라인을 만들려고 했던 선생님. 일부러 눈에 띄게 챙겨주고 따로 불러서도 조언이라고 앉혀놓고 계속 이야기하고...
회사도 아니고;;
#6
스페인 역사를 재밌는 옛날 이야기하듯이 가르치던 역사 선생님. 외국인인 나도 집중이 너무 잘 됐다.
공부를 안하는 애들도 이 시간은 절대 빠지지 않음. 선생님도 아이들을 한 명도 낙오하지 않도록 학기 끝까지 챙기더라.
정말 천직인듯. 이런 사람들은 한국에 데려가야 함.
#7
허술하고 농담만 하는 것 같은데 뭔가 다들 어느 순간 선생님의 말을 너무 잘 따르고 있다.
수업시간 중간중간 프랑스어로 유튜브도 같이보고 영화도 봤다. 진도가 느리니 빠르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어느새 시험이더라.
정말 능숙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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