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선생님 Vanesa
Vanesa는 내 스페인어 선생님이다.
스페인에 와서 처음으로 봤던 스페인 사람 같지 않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다.
나중에 흥이 많고 수다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나서는 Vanesa도 스페인 사람이구나 느꼈지만.
호기심도 많고 새로 뭘 배우는 것도 좋아하고 자신이 가난하게 공부했던 것도 서슴없이 말하고,
불의를 보면 못 참고, 신고 정신도 투철하고, 어학원의 시설이나 학생들에 대한 처우에 대해 앞장서서 개선하려고 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윗사람들이 막거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해도 본인이 교육청에다 요구할 정도니까.
근데 의외로 너무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란다. 교사가 되고 보니 수업시간에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게 아무렇지 않게 됐다고 한다.
스페인에 와서 여러 선생님들은 만나 봤지만 이상하게 정이 많이 가는 건
나와 공통점도 많고 학생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준다는 것 때문이었다.
사실 공립 어학원에 다니다 보니 다 공무원 느낌이라 대충 하는 선생님들도 정말 많다.
특히, 스페인어는 스페인 사람들이 아닌 이민자들이나 외국인들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더 심하다.
여기서는 총 4 명의 선생님이 있는데 1 명은 임시라 자주 바뀌고,
나머지 2 명의 선생님은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인데 아주 대강대강 수업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다녀본 학생들은 모두 Vanesa의 수업을 듣고 싶어 해 경쟁이 치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3년째 Vanesa의 반이다. 어떻게 하다 보니 내 레벨을 타이밍 좋게 연속으로 Vanesa가 맡고 있다.
오빠는 내가 선생님 복이 많단다. 나도 인정!
외국인들 상대로 가르치다 보니 다른 나라 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나도 그런 게 수업 시간에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 있어 서로의 나라 얘기를 하다 보면 그게 그렇게 재밌더라.
언젠가 나한테는 한국어 말하는 걸 들어보면 말소리가 그렇게 이쁘다더라.
중국인이나 일본인은 좀 봤어도 한국인은 이제 좀 보기 시작하는 거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본인도 얘기하지만 늘 개강 때는 젤 깔끔하게 하고 사람답게 다니다가
점점 폐인이 되어 방학을 맞이한다며.
가끔 목이 아프거나 몸이 안 좋아 고생할 때도 있던데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오랫동안 선생님이 되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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